신경치료한 치아가 또 아플 때
신경치료를 했는데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처음 치료 때 미처 찾지 못한 신경관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다시 하는 '재신경치료'는 기존에 씌운 보철과 뿌리에 박힌 기둥(포스트)을 안전하게 제거한 뒤, 숨어 있던 신경관까지 찾아 치료해야 해서 처음 신경치료보다 훨씬 까다롭습니다. 이 글은 아래 어금니 앞 작은어금니(하악 4번)에서 누락됐던 두 번째 신경관을 찾아 재치료한 실제 과정을 보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좋은 진료를 정직하게, 선한 영향력으로 더 나은 가치를. 꿈꾸는 쏙쏙 치과의사 박상억입니다.
"분명히 예전에 신경치료까지 받은 치아인데, 왜 자꾸 욱신거리고 붓는 걸까요?"
진료실에서 정말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신경치료를 받았으면 그 치아는 더 이상 아프지 않아야 할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서 다시 통증이 생기면 환자분들은 무척 당황하시죠. 오늘은 바로 그런 경우 — 이미 신경치료가 되어 있는 치아를 다시 치료하는 '재신경치료' 이야기를 한 분의 실제 케이스로 풀어보겠습니다.
재신경치료가 왜 처음 치료보다 더 까다로울까요?
먼저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재신경치료는 처음 하는 신경치료보다 난이도가 한참 높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 처음 신경치료는 '비어 있는 길'을 찾아 들어가지만, 재신경치료는 이미 예전에 채워 넣은 충전재를 다시 걷어내고 시작해야 합니다.
- 게다가 그 치아에는 보통 크라운(씌운 것)과 뿌리 속 기둥(포스트)이 박혀 있습니다. 이걸 먼저 안전하게 제거해야 신경관 입구가 보이는데, 뿌리에 단단히 고정된 금속 기둥을 빼는 일은 자칫 뿌리에 금이 가지 않도록 아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과정이에요.
-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 처음 치료에서 미처 찾지 못하고 남겨진 신경관이 있다면, 그 숨은 길을 찾아내는 것이 재치료의 핵심입니다.


이 환자분도 그랬습니다. 예전에 신경치료를 마치고 보철까지 씌운 아래 작은어금니(하악 4번)가 자꾸 불편하다고 오셨어요. 방사선 사진을 보니 뿌리 끝에 염증이 또렷했습니다. "치료가 된 치아인데 왜?" — 답을 찾기 위해 더 정밀하게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정밀 진단(CT)에서 드러난 '숨어 있던 두 번째 신경관'
평면 방사선 사진만으로는 보이지 않던 것이, 3차원 CT에서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원인은 여기에 있었습니다. 처음 치료 때 이 치아를 신경관이 하나(1 canal)인 것으로 보고 치료했지만, 실제로는 두 개(2 canals)였던 것이죠. 치료되지 않고 남은 두 번째 신경관 속 세균이 계속 염증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통증과 붓기가 가라앉지 않았던 겁니다.
하필 '하악 4번'은 신경관이 둘로 갈라지기 쉬운 치아입니다
이게 이 치아만의 특이한 불운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래 작은어금니(하악 제1소구치)는 치과의사들 사이에서 신경관 모양이 까다롭기로 잘 알려진 치아입니다.
고전적인 치근관 해부 연구에 따르면, 하악 제1소구치의 약 24% — 즉 대략 네 명 중 한 명꼴로 신경관이 뿌리 끝 쪽에서 두 갈래로 갈라집니다 (Vertucci FJ, Oral Surg Oral Med Oral Pathol, 1984; Cleghorn BM 외 문헌고찰, Journal of Endodontics, 2007). 결코 드문 일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문제는 이 두 번째 갈래가 뿌리 끝 쪽에서 갑자기 나뉘는 경우가 많아 일반 방사선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고, 입구를 찾아 기구를 넣기도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하악 4번은 '한 번 놓치면 재치료로 이어지기 쉬운 치아'로 꼽히곤 합니다.
또 하나의 커다란 장애물 — 기둥(포스트)이 있는 치아
충치가 많이 큰 경우엔 머리(치관)가 잡아 줄 치아가 얼마 남지 않아서, 뿌리 안쪽에서부터 이어지는 기둥을 쌓고 그걸 기반으로 크라운을 올립니다. 이걸 포스트 기둥이라고 하는데요.
이게 되어 있으면 재신경치료의 난이도가 훨씬 올라갑니다. 포스트가 박힌 신경치료 치아는 보존이 어려워 발치까지 고려하게 되는, '할 수 있는 치료의 끝'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근데 저는 한번 제거해 보니까 잘 제거가 되더라고요^^.. 항상 '제거가 안 되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막상 해 보면 빠지는 경우가 많아 발치 판정을 받은 치아들을 많이 살려내고 있습니다!


가장 신경 쓴 단계가 바로 이 포스트 제거였습니다. 뿌리에 단단히 붙어 있는 금속 기둥을 무리하게 빼면 뿌리가 쪼개질 수 있어요. 그래서 뿌리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기둥만 안전하게 분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숨어 있던 신경관 하나를 찾아야 하는 난관
다음 단계는 뿌리 끝까지 신경관의 길을 찾고, 넓히고, 소독하는 것인데요. 이 치아는 기존 치료에서 신경관 하나만 처치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두 개가 있는 치아라서, 두 개의 신경관을 모두 찾아내는 게 가장 어려운 치료였습니다.


기둥을 빼낸 뒤에는 막혀 있던 신경관을 정리하고, 처음 치료에서 누락됐던 두 번째 신경관까지 찾아 깨끗하게 소독했습니다. 아주 작은 뿌리 안에 두 개의 신경관이 나란히 주행하기 때문에, 두 신경관을 모두 빈틈없이 채우는 것도 아주 높은 난도를 자랑합니다.

어떠신가요? 하나였던 줄 알았던 신경관이 둘이었고, 그 둘을 모두 찾아 채워 넣은 — 이 한 장이 이번 치료의 핵심입니다. 이렇게 고난도였던 재신경치료가 안정적으로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신경치료가 마무리되면 크라운을 씌워야 하기 때문에, 내부를 레진이라는 재료로 코어를 쌓고 부드럽고 선명한 경계를 만들어 크라운을 제작합니다. 참고로 이 경우는 포스트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최종 크라운 접착


신경치료를 했던 치아가 다시 아프다는 것은, '실패'라기보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신경관이 남아 있다는 신호일 때가 많습니다. 그 숨은 원인을 정밀하게 찾아내 끝까지 치료하면, 발치까지 가지 않고 내 치아를 한 번 더 살릴 수 있습니다.
잠깐, 재신경치료 핵심만 정리하면
- 신경치료한 치아가 또 아파요. 왜죠? 처음 치료에서 찾지 못한 신경관이 남아 그 안의 세균이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재신경치료가 왜 더 어렵나요? 기존 충전재·크라운·뿌리 속 기둥(포스트)을 안전하게 제거한 뒤, 숨은 신경관까지 찾아 치료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하악 4번은 특히 까다롭다던데요? 약 24%(네 명 중 한 명꼴)에서 신경관이 두 갈래로 갈라져, 처음 치료 때 놓치기 쉬운 치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신경치료를 받은 치아가 다시 아프면 무조건 빼야 하나요?
뿌리에 박힌 기둥(포스트)은 어떻게 빼나요? 위험하지 않나요?
두 번째 신경관은 어떻게 찾나요?
재신경치료는 시간이 오래 걸리나요?
재신경치료 후에는 어떻게 관리하나요?
이 사례의 결과가 모든 분께 똑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재신경치료의 성공 여부와 치아 보존 가능성은 남은 치질의 양, 뿌리·포스트 상태, 염증 범위, 신경관 해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포스트 제거 과정에서 뿌리 파절이 생기거나, 재치료가 어려워 발치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진료 방법은 정밀 진단(필요시 CT) 후 환자분과 상의해 정하며,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신경치료한 치아가 다시 아프거나, 다른 곳에서 발치를 권유받으셨다면 — 빼기 전에 한 번 더 살펴볼 길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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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치과보존학회(KACD) — 치아 보존·근관치료 정보 (외부 학회)
언제나, 신뢰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강서구 치과 꿈꾸는 쏙쏙 치과의사 박상억이었습니다.